2017.03.28
헝가리 - 부다페스트 2일 차
헝가리 에서의 첫 아침 묵상이다.
#묵상
사무엘상 3장
여호와의 부름을 받은 사무엘
1 ~9절 : 여호와께서 사무엘을 세 번 부르실 동안 사무엘은 여호와를 아직 알지 못하므로 그 음성을 알지 못함- 부르시는 하나님
10 ~ 14절 : 엘리에 대해 말씀하신 것을 이루시겠다는 맹세 - 이루시는 하나님
15 ~ 18절 : 엘리에게 말하니, 엘리는 "이는 여호와 시니 선하신 소견대로 하실 것이라" 라고함
19 ~21절 : 사무엘이 선지자로 세움 받음을 온 이스라엘이 알고, 여호와께서 자기를 나타내심
내게 사무엘상을 읽을 것을 3번 권고하셨다.
사무엘은 여호와를 알지 못할 때였으나, 나는 하나님인 줄 알았다.
내게 보여줄 것이 있으시다고 했다.
세움 받은 사람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높이시는지.. 그러나 그 태도는 어떠해야 하는지를 동시에 알려주셨다.
사무엘은 먼저, 꺼지지 않은 하나님의 등불 앞에서 잠을 청했다.
그가 아직 여호와를 알지 못하였으나 사모하였음을 느낄 수 있다.
처소로 돌아가지 않고 그의 임재를 간절히 기다린 게 분명하다.
그를 알지 못하나 알게 되기를 간절히 원한 게 분명하다.
세 번째 엘리에게 찾아갔을 때 엘리는 알려준다. 여호와라고.
엘리의 처소에서 다시 하나님의 등불 앞으로 가는 동안 사무엘의 마음은 어땠을까?
아마 벅차오르고 감격하여 뛰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그에게 하나님께서 가장 먼저 하신 말씀은 "너를 세우리라"가 아니라 엘리에게 행하실 벌에 대해서 먼저 말씀하신다.
이로써 선지자의 자리의 무게와 지켜 행해야 하는 행실을 먼저 알려주신다.
하나님이 그 자리를 얼마나 고귀하고 존귀하게 생각하시는지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엘리의 대답.
절망적일 텐데도 불구하고 이는 여호와 시니 선하신 소견대로 하실 것이라고 한다.
이 엘리의 대답 또한 앞으로의 선지자인 사무엘을 위해 준비하신 것 같다.
우리는 세상 앞에 선지자 같은 사람들이니 우리의 모습이 아니, 나의 모습이 이래야 하는구나..
마음이 무거우면서도 기쁘다. 사무엘도 이랬을까..
그리고 행하시는 하나님의 다음 모습은 정말 놀랍다.
여호와께서 그와 함께 하셔서 그 말로 하나도 땅에 떨어지지 않게 하시고, 단에서부터 브엘세바까지의 온 이스라엘이 사무엘이 선지자로 세우심을 입은 줄 알게 하신다.
주의 세우심은 확실하다. 빈틈없이.
나는 주의 부름 받은 자다.
학교부터 직장까지 내가 하나님을 믿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다.
내가 선 자리인지 주께서 세우신 자리인지 알지 못하였으나 이제는 확신한다. 주께서 세우셨음을.
상쾌하게 일어나 아침묵상을 하고 조식을 먹으러 내려갔다.
우리끼리만 있는 자리가 아니라, 다른 외국인들도 있는 자리이니 당연히 단장을 싹 하고 내려갔다.
설레는 마음 듬뿍 담아 화장도 하고, 예쁜 원피스도 꺼내 입고, 머리도 금방 말려 샴푸 향을 가득 담은 채로.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중 이렇게 꾸민 사람은 우리 둘 뿐이었다.
모두의 집중을 한 몸에 받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 접시에 빵과 햄을 골라 앉았지만 부끄러웠다.
그럼에도 외국에서의 첫 아침은 싱그러웠고, 한국인이 우리 이외엔 없다는 사실에 그저 들떠 식사를 시작했다.
입에 꼭 맞는 조식으로 배를 채우고 다시 방으로 돌아와 우리의 첫날 스케줄을 고민했다.
여행책을 이리저리 살펴보다가 기도하기로 한다.
주님, 헝가리에서의 첫날 무엇을 하기 원하십니까?
친구와 동일한 마음을 받아 향하게 된 로다스 온천.
온천탕이 특별하지는 않았지만 옥상 노천탕에서 바라보는 경치와 햇빛은 "내가 진짜 외국에 와 있구나"라는 느낌을 들게 했다.
눈을 감았다 떠도 여전히 눈앞이 헝가리라는 사실에 평안하고 따뜻했다.
주님이 보내시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
외국인들은 전부 비키니를 착용하고 있었는데, 부끄러운 우리는 원피스 수영복과 비키니 위에 비치웨어를 착용하고 돌아다녔다.
한 직원분은 우리를 보자, 그건 수영복이 아니라며 고개를 절레절레하기도 했다.
우리는 이 모든 걸 사진으로 남기고 싶었다.
오전 시간이어서 그런지 다행히 이용자가 많지 않아 빈 온천탕을 찾아 즐기며 사진을 찍었다.
우리의 포즈가 웃겼던 모양인지 외국인들은 귀여운 웃음을 지어줬다.
오전 시간에 이용하면 할인을 받을 수 있다기에 오전부터 갔던 건데, 정작 할인은 받지 못했다.
덕분에 뽀송뽀송해진 모습으로 다 젖은 수영복을 들고 다시 호텔로 향했다.
다음 행선지를 위해 다시 기도.
실은 저 언덕 위에 있는 순교자의 내용이 궁금해서 올라간 건 아니다.
존경스럽긴 하지만, 그보다 부다페스트 시내를 내려다볼 수 있다는 기대와 사진이 잘 나올 것 같다는 기쁨 때문이었다.
한껏 내려다보며 풍경을 즐기고, 사진을 찍는데 한 외국인 할아버지가 다가오셨다.
한국인들을 좋아한다며, 본인의 강아지 고메즈와 함께 사진도 찍어주시고, 건축에 대한 간단한 대화를 나누었다.
이메일을 주고받으며 연락하자고 하셨는데, 이렇게 선하게 다가오셨는데도 겁이 많던 나는 더 이상의 연락을 주고받지는 못했다.
그럼에도 그분의 표정을 기억하며, 이렇게 진심으로 반겨주시니 여행을 하길 정말 잘했다는 생각이 더해졌다.
사진을 열심히 찍던 중, 문득 궁금해진 동상.
여행책에 나와있는 간단한 설명만 가지고 올라가 봤던 겔레르트는 헝가리 최초의 순교자였다고 한다.
그때에는 그렇게 눈에 들어오지 않았었는데, 블로그를 쓰며 다시 찾아보니 그때는 미처 알지 못했던 아니, 관심 갖지 않았던 내용이 있어 네이버 지식백과를 첨부한다.
헝가리의 이스트반(Istvan) 왕을 Istvan 도와 마쟈르 인들을 기독교인으로 개종시키려는 의도로 파견된 겔레르트. 그러다 1045년, 그는 헝가리에서 기독교화에 반대하여 폭동을 일으킨 이교도들에게 붙잡혔다. 이교도들은 겔레르트를 못이 촘촘히 박힌 둥근 통 속에 가두고 그것을 언덕에서 다뉴브강으로 굴려버렸다. 그의 온몸은 못이 박혀 살이 찢겨나갔고 통은 다뉴브의 물아래 가라앉고 말았다. 헝가리 최초의 순교자가 탄생하는 순간이었다. 성 겔레르트 동상은 그가 통에 갇힌 채 죽음을 맞이했던 바로 그 언덕에 세워진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겔레르트 헤지 (부다페스트-다뉴브의 진주, 2006. 6. 30., 김성진)
말도 안 돼.
못이 촘촘히 박힌 통이라니..
거기에 넣고 굴려져 다뉴브강에 빠져 죽었다니..
이제와 충격을 받기엔 너무 늦었을까
새삼 순교자의 삶 이란 게 어떤건지 보게 된다.
기독교에서 접하는 순교자들은 정말 기상천외한 방법들로 죽임을 당하는데, 그 방법들이 너무 비현실적이라 마음에 와 닿은 적이 없었다. 성경 속에 있는 이야기까지도.
그런데, 이렇게 내가 사진을 목적으로 다녀간 그 땅이 누군가는 하나님을 전하다 잔혹하게 죽음을 당한 땅이라니 더 큰 무게로 와 닿는다.
이 충격 속에는 아마 이 글을 쓰도록 하신 하나님의 뜻이 있으리라...
겔레르트 언덕을 내려와 다리를 건너는 중, 유람선을 타기로 결정한다.
헝가리는 야경이라는데, 마침 시간이 맞아 유람선도 탈 수 있으니 신이 났다.
표를 끊고, 해가 지기를 기다리며 설레던 저녁.
그러나 야속하게도 헝가리의 해는 길었고, 6시 30분이 넘은 그 시간에도 여전히 맑고 밝았다.
더 멋진 야경을 기대했으나 밤은 오지 않았다
설상가상 밖에서 야경을 즐기기엔 3월 끝자락의 밤은 너무 추웠다.
야경을 볼 수 없으니 1시간의 시간도 길게만 느껴졌다.
다행히 친구의 기발한 제안으로 찬양 대결을 했다. 누가 더 많이 아는지 부르면서 제시하는 게임이다.
예전에도 이 친구와 함께 순천 여행을 갔다가 더위를 먹어 너무 힘들었을 때, 동요 부르기 대결을 했었던 기억이 있다.
빈 시간을 채울 줄 아는 이 친구의 기발함이 늘 놀랍다.
덕분에 지루할 뻔했던 유람선의 기억을 찬양으로 마무리할 수 있게 해 주어서 정말 고마웠다.
틈틈이 내가 하나님을 잊은 선택을 할 때,
기도하지 않고 내 설렘으로 선택지를 가리킬 때,
하나님보다 더 우선순위에 사진 찍기, 기록하기, 여행하기를 둘 때,
하나님은 이 친구를 통해 나를 깊숙이 찌르실 때가 있다.
배는 허기지고, 가게는 예쁘고, 점원은 반갑게 맞아주는 이곳에서 우리는 저녁식사를 하기로 결정했다.
당연히 맛있을 거라 착각하고 들어갔던 곳에서 예상치 못한 맛을 만났다.
너무 짜다.
정말 맛있게 먹고 싶었는데 반 이상을 남기고만 우리의 첫 저녁이다.
그래도 배를 채운 우리는 아쉬운 밤을 채우기 위해 세체니 다리를 건너 야경을 보기로 한다.
한참을 걷고 있는데, 외국인 부부가 함께 사진을 찍자고 했다.
오케이.
찍고 인사를 하고 돌아서는데 생각해보니 내 핸드폰이다.
저분들은 우리를 담고 싶었던 게 아니라, 우리가 본인들을 여행의 추억으로 남기길 원했던 것 같다.
덕분에 한참 웃었으니 추억이 되었다.
세체니 다리를 배경으로 예쁘게 사진을 찍고 있는데 근처에 약간 무서운 외국인이 다가온다.
외형은 멀쩡한데, 정신이 조금 힘드신 분인 것 같았다.
우리한테 혹시 말을 거실까 싶어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
이 예쁜 세체니 다리를 두고 내일을 다시 기약하며.
부다페스트는 걸어서 갈 수 있는 거리 내에 많은 것들이 있어서 정말 좋다.
물론 트램이나 버스를 탔다면 조금 더 빠르게 갈 수 있는 곳들이었지만, 내 걸음으로 인해 맡는 공기, 언제든 멈춰 들어가 볼 수 있는 상점들, 야경의 여운을 천천히 가져가는 것과 우연히 마주치는 사람들을 놓칠 수 없었고, 그 모든 것을 숨결로 느끼는 게 여행이 아닐까.
2017.03.28
오늘 하루는 주의 날개 아래 포근한 참 평안의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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